생각을 생각한다를 읽고
이 책은 순전히 내가 출석교회에서 순장을 하고 있어서 선물을 받게되어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생각을 생각한다는 그 제목 그대로 어떠한 방향성이나 목적의식이 포함된 내용을 담고 있을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그 예상은 쉽게 빗나갔다.
이 책은 내가 느낀 바로는 온누리교회의 방향성을 담고 있는 주된 설교를 글의 형식으로 바꾸어 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실망감이나 진부함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당연한 것을 아직 실천하고 있지 않은, 적용치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는 가끔 설교를 틀어놓고 일을 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CBS 라디오 채널을 틀어놓고 설교 말씀을 들으며 집안일을 하는 사람들, 설교 모음 mp3를 다운받아서 출퇴근 길에 듣는 사람들.. 지나가는 설교 중에서 정말 생활에 적용이 되고 묵상이 되는 설교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설교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살면서 겪게되는 상황들을 분별, 도전, 균형, 훈련 ... 등과 같은 주제로 하나씩의 에세이 형식을 담고 있다. 삶에 바로 와닿는 내용이 적혀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다 읽고 나서 다른사람을 빌려줄 수 있는 책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새로 사주어야 하는 책이다. 한번 읽고서 덮는 그런 문제집이 아닌, 계속해서 고민하고 적용해야 하는 참고서 같은 서적이다.
헤롯의 크리스마스, 메시 크리스마스
책의 내용이 모두 와닿아서 특별히 인상깊은 부분을 고르기 힘들지만, 한 부분을 고른다면 그건 헤롯의 크리스마스, 메시 크리스마스이다. 책의 내용에서 우리는 권세에 민감하고 권력에 집착하는 헤롯을 만나게 된다. 마땅히 모든 가정의 축복이어야 할 아기의 울음소리가 절망의 울음소리로 바꾸어 버린 영아의 비참한 살육은 헤롯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예고받았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이 곧 유대의 왕이 나신다는 의미를 알게된 헤롯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기예수를 죽이기 위해 영아들을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헤롯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신의 위치를 지키겠다는 이기주의의 상징이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메시 크리스마스로 바꾸어 버리는 행동이다.
그는 예수님께서 오셔서 자신으로부터 왕의 권세를 빼앗고, 죽음으로 내몰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수님께서는 헤롯의 삶의 주인이 되시기를 바라셨고 죽음이 아닌 영생을 위해 오셨다.
여기까지 읽은 나는 세상에서 복음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나의 좋은 것들을 빼앗아 버린다고 생각한다. 나의 욕심과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기를 원하시는 예수님은 인생에 있어서 여간 성가신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욕심이 불행을 낳고, 그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큰 욕심을 내는 것이 결국에는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인데.. 아직도 분노하고 싸우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내 자리 하나 보존하고자 하면 모두의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인데, 그것을 보지 못한다.
해야할 것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내어드리는 것이다. 나의 자리를 내어 드리는 자만이 진정한 자유와 축복을 누리게 된다. 그래야 메리 크리스마스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