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일기 한줄
2016년도 벌써 막바지다. 연애와 관련된 일이 끊이지 않았던 2015년과는 다르게 대학교 3학년으로, 프로그래머로,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크리스천으로써 어떤 2016년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올해의 나의 삶의 특징을 말해보라면, 글쎄 대학 생활도 3년차에 들어서서 그런지 사람에 대한 부분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 욕망 속에 뛰어들었다가 데이고 뛰쳐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자유가 주어진 대학교 1학년들은 자유라는 공을 들고 너무나도 기뻐서 뛰어다닌다. 2학년은 어느새 익숙해진 자유를 반려동물 키우듯이 다룬다. 하지만 비로소 3학년이 되니 우리는 자유에게 너도 똑같다고 말한다. 너도 세상의 것들과 똑같이 무엇을 주어야 기쁨을 돌려주는 놈이구나. 너란놈도 조건없는 기쁨, 조건없는 사랑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그렇기에 저기 숨가쁘게 뛰어다니는 새내기를 보며 그저 귀엽다는 미소, 혹은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게 된다.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꼰대가 되어간다. 이는 현대사회가 선물한 자유 안에 책임이라는 독을 교묘히 숨겨놓았기 때문이다. 아니 그것을 이제는 깨달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독사과라는 것을 모르며 사과를 와구와구 먹는 젊은이에게 나는 그 안에 독이 들었다는 잔소리를 하는 하나의 꼰대가 되어간다.
 나는 어릴적부터 경험적 잔소리가 듣기 싫었다. 논리적인 이유가 없는 자신의 경험에 기인한 잔소리 말이다. 그런 말들은 나에게 이해도 공감도 되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나는 그랬던 옛 나와 마주쳐버렸다. 안타까움에 혹은 분노로 먹지 말라고 말하는 사과를 보란듯이 베어무는 젊은이를 말이다. 그들을 향해 나의 동급생은 분노를 표출했다.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젊은이 또한 분노했다. 저들이 나의 사과를 뺏어가려 했다는 것이다.
 싸우는 연인, 선배와 후배, 국민과 국가속에서 나는 욕망 속에서 치닫는 인간에 대해 생각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꼰대로써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지, 어떻게 하면 그들을 이해시키는 방식으로 해결할지 고민한 한해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론으로 내린 대답은 상대를 사랑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사랑이라는 답은 많은 경우 기다림을 선택하게 했다. 때로는 하기 싫은 대화를 하게하는 결과를 이끌었다. 때로는 들고 있는 칼을 내려놓게 하기 위해 분노하지 않는 촛불을 들어야했다.
 역시나 올해도 하나님께서 내 안에 계셨기에 한 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는 한해였다. 우리들은 점점 꼰대가 되어가지만 나는 그에 저항할 수 있는, 꼰대가 아닌 제 3의 답을 찾겠다는 한걸음 말이다. 그렇기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가 없다.